아침 7시 모닝콜이 따르릉! 따르릉! 울린다. 아로마! 일어날 시간이야 뭐해 일어나라고. 그래 내가 이야기한 약속시간! 일어나자 일어나 조금 더 늦잠을 자고 싶은데 말이야. 나에게는 그런 여유를 부릴 시간이 안 되는 모양이야. 지친 몸을 이끌고 간신히 일어난다. 이젠 예전 같지 않아 몸이 말을 안 들어 가볍게, 상쾌하게 , 일어나고 싶은데. 왜? 그렇게 안 되는 거야! 이것도 나이 탓인가? 늘 피곤함을 달고 사는 기분이다. 그래도 이게 많이 좋아진 상태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어. 전에는 어떻게 하루를 출근하였는지 머리도 복잡하고 온몸이 무기력했는데 그거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발전한 상태이다. 내 몸인데도 이런~ 이런- 쯧쯧 형편이 없다. 나는 일어나면 간단하게 세수를 한다. 그리고 부스스한 얼굴을 거울에서 확인하고는 주방 쪽으로 걸어가 한 모금의 물을 마신 뒤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울 엄마와 내가 마실 초간편 아침 건강주스를 만드는 일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의 생활에 많은 관심사는 울 엄마의 보호자로 해야 하는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어느 날 서울 언니가 우리 집에 잠시 엄마 안부가 염려되어 내려왔는데 다른 언니들이랑 통화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여기 집에는 세 살짜리와 유치원생이 살아서 꼼짝 못 해. 청소도 해야 하고 냉장고도 정리해야 해야 한다고. 그 이유 인즉은 돌봐주어야 할 , 손이 많이 가는 두 사람이 있다는 표현일 것이고 울 엄마는 나이가 많으니 인지능력이 잘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고 난 지금까지 살림을 해 본적이 없이 내 멋대로 생활하니 주부 경력 몇 단 정도 되는 언니들이 보니 기가 막힐 노릇이겠지. 하지만 나는 겸연쩍어 우린 나름대로 잘 살고 있어. 그렇기에 유치원생이 3살짜리 돌봐주느라 더 힘들다고 해버렸다. 맞다 일단은 난 집안일, 음식 만들기 솜씨에는 똥 손이다. 나에게 맞는 일은 살림보다는 직장을 다니는 일이 더 적성에 맞는다. 그러니 우리 집은 현관 비밀번호가 오픈되어 있어. 지나는 길에 울 언니들이 들려 청소도 하고 , 맛있는 반찬도 만들어 놓고 가곤 하는 참새방앗간 집이다. 일단은 울 엄마가 건강해야 하니 먹는 것도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없는 솜씨를 발휘하는 편이다 덕분에 시집살이도 아니고 아무튼 이것저것 나름대로 신부수업을 받고 있는 꼴이다. 울 엄마가 시키는 일이면 , 원하는 일이면 무엇이 되던지 그 범주안에서 다 들어주는 인간로봇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는 병원에 가서 약 처방전 받아 약 구입하기 , 엄마 대신 은행에서 돈 찾아오기 , 영양크림 사 오기, 이모한테 안부 전해주기 등등으로 일과를 보낸다. 울 엄마는 볼일이 있어 외출하면 시간마다 콜을 한다. 그래도 이렇게 해 드릴 수 있는 오늘이 감사하다. 또한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후회도 없다. 할 수 없는 주어진 일이라면 최선을 다한다면 마음도 편하고 즐거우니 난 이것으로 만족하련다. 이것 또한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유일한 창구이니 말이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9월부터 나는 작은 실천을 시작했다. 아침에 엄마에게 건강주스를 만들어 드리기로 말이다. 나 역시 직장 다닐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출근하였기에 건강이 좋지 않을 것이고, 내가 좀 더 건강해야 울 엄마에게도 힘이 되니 쉬운 일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았다. 엄마가 평소에 기침을 자주 하고 갑상선 쪽이 안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환절기가 되면 감기약부터 챙기고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 나름 방법을 생각한다 그런 연유로 금년은 일찍부터 감기 예방 모드로 전환했다. 나에게는 본인이 직접 농사지어 양채류, 김치, 마늘, 양파 , 감자 , 고구마 등등을 자식에게 챙겨주듯 나에게도 베풀어주시는 고마운 지인이 있다. 하여 나눔을 해도 많은 채소들을 버리는 것이 다반사라 유용한 방법으로 찾은 것이 소비하는 쪽을 택하였다. 그것이 많은 신선한 재료들을 이용하는 최고의 방법으로 주스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간편하게 만든 나만의 레시피다.
집에 있는 베지밀 190ml, 꿀 2스푼 , 더덕 3 뿌리(도라지 3 뿌리, 인산 1 뿌리)그리고 ABC주스 ( 사과, 비트, 당근)을 넣고 믹서기에 히리릭 갈면 끝이다 딱 2잔이 완성된다. "엄마! 주스 드세요"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볍게 드실 아침을 준비해드리면 된다. 아침 건강주스를 드린 지 두 달이 넘어가니 이제는 몸이 제대로 인식을 하고 있는지 아침에 먹던 주스를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도 갔다. 주재료가 더덕일 때도 맛있었고 그다음 도라지 때는 약간 씁쓸했는데 보약은 야간 써야지 하는 맛으로 먹었고, 이제는 인삼주스를 마시고 있다. 동생이 인삼 사러 풍기를 갔다가 두 채를 가지고 왔기에 면역력 증강을 위해 엄마와 나는 건강 주스를 만들어 아침에 한잔씩 먹는 중이다. 아침을 안 먹는 습관이었는데 나 역시 건강주스 만들기 실천을 하면서 엄마를 위해 정성을 담을 수 있어 흡족하고 나의 건강까지 챙기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1석 2조 ㅋㅋ 가재 잡고 , 도랑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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