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택배에 담긴 사랑의 실천
1. 우체국에서 온 메시지
학생들 수업이 있어 핸드폰을 진동모드로 돌려놓았기에 쉬는 시간이 되어서야 확인을 했다. 우체국에서 온 메시지가 있다. 등기, 소화물을 비대면으로 전달한다며, 물건을 어디에서 수령하겠냐는 내용이었다. 나는 앞으로 우체국에서도 전달 방식을 바꾼다는 내용으로 미리 공지한다고 생각하여 그냥 스쳤다. 그리고 오전 3시간 오후에는, 3시간 수업이나 사정상 2시간만 수업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나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핸드폰을 확인하고자 열었다. 그런데 우체국에서 보내온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니 나에게 소포가 왔으니 어디에서 수령할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누가 보냈는지를 찾으니 김 00 내가 모르는 이름 석자였다. 잘못 배달되는 택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물음에 나는 앞으로 비대면이라면 현관 앞에 놓아달라고 하는 체크를 하였다. 그리고는 다른 정보를 검색하느라 나름 바쁜 시간을 보냈다. 조금 후에 친구에게 연락할 사항이 있어 핸드폰을 열어보니 우체국에서 보낸 메시지가 또 있었다. 현관 앞에 소포를 배달하였으니 착불이라며 입금계좌가 적혀 있었다. 나는 그제야 누가 무엇을 잘못 보낸 게 나에게 왔구나 싶어 확인차 아파트 문을 열었다.
2. 아주 길고 큼직한 아이스박스가 있었다.
주소를 확인하니 받는 사람 주소는 내가 분명했지만, 보낸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여수시 주소가 적혀있다. 나는 여수에 아는 사람 한분도 없는데 누구지 머리를 굴려보았으나 그래도 아무도 없다. 그리고 상자를 들고 들어와 식탁 위에 올려놓고 박스를 열었다. 우~~ 와 그 속에는 반짝이는 잘생긴 은갈치가 15마리 들어 있다. 갈치를 보는 순간! 머리를 스치는 님이 있었다. 누군지 대략 짐작이 갔다. 아~ 아는 계장님께서 또 낚시를 가셨나 보네. 사전에 보낸다는 문자나 통화가 없었으니 알 턱이 없지만 그 님께서는 미리 생각을 하셨으리라! 엄마에게 맛있는 갈치를 구워주라는 메시지다. 지금은 퇴직을 하신지 10년이 넘은 것 같다. 시청에서 주요 부서에 있다가 퇴직을 하고 지금은 경기도 광주로 이사를 하시어 인생 2 모작을 설계하시는 계장님! 두 부부는 정말 나에게는 남달리 베 불어 주신 고마운 분들이시다. 칼국수가 먹고 싶으면 전화만 하면 무조건 콜이고 , 요즈음 같은 가을이면, 도토리묵, 도토리 떡을 손수 만들어 보내주신다. 집안에 단감나무와 포도는 나에게 그 집 앞을 지날 때마다 입맛 다시도록 내어 주어 난 남들보다 일찍 감히 그 만나는 과일들을 맛볼 수 있었는데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럴 만큼 허물없는 사이로 지냈지만 퇴직 후 자녀들 곁으로 이사를 가시게 되어 섭섭했다. 나에게는 친척 같은 분들이셨는데....... 이사를 가시어 지금도 나에게는 안부 카톡을 매일 보내주신다. 그리고 취미 삼아 낚시를 가시면 , 수확물을 나에게 택배로 보내주신다. 한 번은 큰 대구를 낚았다고 자랑하시며 우리 엄마의 건강 보양식으로 해 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보내주시고, 또 어느 때는 제주도에 낚시를 가서 갈치를 100마리 보내주신 적이 있다. 지금도 갈치 사건은 눈에 선하다. 날씨도 무지 덥고 비린내도 나고 하여 어찌할 수가 없어 100마리 갈치를 처리하고자 그날 나와 통화가 되는 사람은 "운 좋은 날"이라고 하며, 무조건 10마리씩 비닐봉지에 담아서 나눔을 한 적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어마한 갈치를 어찌할 수 없어서 빨리 처리하여야 했기에 그 방법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조금은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 지난날을 생각하면 홀가분했으니 말이다. 갈치는 꽝 꽝 얼어있었고, 길이도 80㎝정도 되었으며, 15마리였으니 겁먹을 이유가 없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지금까지 60이 다 되어 살면서 갈치를 내손으로 손질해 본적이 한 번도 없다. 다른 어류도 마찬가지이지만 나는 일단 머리 부분을 넉넉하게 남기고 꼬리 있는 부분은 가위로 잘라서 통에 담아 소금을 뿌리고 냉동고에 넣었다.
한통은 갈치를 보내주신 님을 생각하여 어머니에게 구워드릴 것이고, 한통은 주위분들과 함께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내일 가지고 갈 것이라고
3. 세상은 아직 살맛 나는 세상
세상에는 야박하게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도 무지기 수지만 이렇게 밤바다에 가서 고생하면서 잡은 고기를 순수하게 내어 주시는 마음 착한 분들도 계신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 살맛 나는 세상"이라고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받은 게 있으니 나누는 삶으로 인생 여정을 걸어가고 싶다. 그리고 카톡으로 "보내주신 은갈치 잘 먹겠습니다" 하고 감사인사를.. 여러분도 생각지 않은 택배를 받으신다면 어떤 택배를 받고 싶으신가요? 건강 기능식품 , 아니 귀금속 , 현금이 최고야! 저는 여러분께 행복과 건강을 택배로 보내고 싶네요. 쌀쌀한 날씨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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