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경사가 났네 경사가 났어! 무슨 일인데 그래? 알고나 축하를 해주어야지! 구피가 새끼를 낳거든 그것도 6마리를 말이야. 7일 전 아침에 구피에게 밥을 주렸는데 무언가 꼬물거리는 거야? 이게 뭐야? 그래서 어항 속을 들여본 순간! 깜짝 놀랐어. 까만 눈이 양쪽에 왕방울처럼 달린 실체가 꼬물꼬물 거리는 것을 보고는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하고는 이게 뭐야? 새끼를 낳았다고? 내 입장에서는 귀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정말 경이롭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세상에 이럴 수가!!
구피 새끼가 새끼를 낳았어요! 모두 축하해주세요!
1. 어린 새끼 다섯 마리가 태어나 구피 가족은 이제 대가족이 되었다.
물고기를 좋아하는 우리 엄마 손을 이끌고 어항 속에 새끼를 보라고 하였더니, 울 엄마 너무 작은 탓인지 처음에는 안 보인다고...... 다시 한번 잘 보라고 했더니, 한 참을 본 후에야 보이기 시작하였는지 작은 새끼들이 보인다고, 아주 엄마! 엄마! 하는 것들이 다니고 있단다. 난 울 엄마가 표현하는 언어 중에 제일 맘에 드는 단어로, 아주 작은 것을 표현할 때 엄마! 엄마! 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우리 엄마 입을 통해 나오는 엄마! 엄마!라고 말하면 정말 너무 어려 엄마의 품을 그리워하는 아이들, 새끼들, 그런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 더 안타까움이 배로 증폭된다. 그 표현은 어린 채소를 가지고 왔을 때도 쓰인다.. 좀 더 키워서 뽑아 먹어야 하는 야채들을 보면.. 말이다. 어제까지 그 어항 속에는 중간 정도 크다고 할 수 있는 수컷이라고 여기는 구피 2마리와 아주 어린 금방 낳은 새끼 1마리를 종이컵에 넣어가지고 왔을 뿐인데...... 구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중에서도 왕초보이니 알 리가 없다. 전에 언니가 구피가 분양을 해주어서 키우다가 물을 갈아주어야 하니 직장일로 바쁜데 그것도 어려워 누군가에 다시 분양을 했다. 그때는 고기가 새끼를 낳지 않고 알을 낳은 것 같았는데.. 내.. 머릿속에 남은 기억이라고는 물고기는 알을 낳는 것이라고 입력이 되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새끼들이 왔다 갔다 하니 처음에는 알을 낳았다가 부화한 것이라 생각하고는 촉수를 뻗치는 엘로우스 네일에게 잡히지 않고 용하게도 살았다고 생각했어! 어디서 잘못 입력된 나의 착각이었지? 그리고는 구피 새끼에 대해서 핸드폰을 검색해보니, 구피가 새끼에서 빠르면 2개월에 새끼를 낳지만 아주 특별한 경우고 보통 4개월 후면 새끼를 낳을 수 있다는 거다. 헉! 초 스피드 시대에 사는 아이들이네... 그러고 보니 올해 내 생일날!! 어느 지인의 식당에 갔다가 계산대 옆에 있는 고기가 너무 많다고 우리 엄마 장난감이 될지, 친구가 될지 모르지만, 3마리를 데려온 아이들.. 손가락 세어보니 음력 5월 말쯤이 내 생일이니 4개월이 조금 지났구나. 정말 지금 생각해도 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황당했다. 내 눈에는 새끼가 새끼를 낳았으니 얼마나 애처롭게 생각이 들던지? 그것도 방금 낳은 아이 같은 실체가 4개월이 되어 엄마가 되었다니! 가끔 사람도 어리고 야들야들한 사람을 보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애가 애를 낳았다고 엄마들이 염려하는 마음처럼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울 엄마는 고기가 3마리밖에 없다고 그 식당에 가는 일이 있으면 친구들을 몇 마리 더 데리고 오라고 하였던 참이었는데........ 우리 엄마가 이야기하는 것을 듣기라도 하듯 소원을 들어주었다. 울 엄마는 잘 되었단다.
2.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 키우기 연습을 해야 할까?
구피 새끼들도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났지만 사람처럼 앞으로 험난한 어(魚)생길을 걸어가려나? 난, 너무 많아도 큰일 났구나 싶은데. 4개월마다 자꾸 식구들이 늘어나면 한꺼번에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까 봐 무섭기도 하다. 갑자기 공포 영화 같은 숨 막힘이 몰려온다. 이젠 나이를 먹어 가서 그런지 어떤 일을 하면서도 조금씩 망설여지고, 한번 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느꼈어. 갑짝스럽게 환경이 변화는 것도 달갑지 않고 생명이 있는 것들을 처리하지 못할 때는, 더더욱 마음이 불편한 것 같아. 새끼를 낳은 지 1주일이 되었길래 어항 물이 지저분한 것 같아 어항 물을 바꾸어 주었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새끼 6마리 중에 1마리가 안 보인다. 나중에 밑에 있는 작은 돌 틈에 끼어서 죽었다. 결국은 한 마리가 없어지고 다섯 마리가 되었다. 이것도 생명이라고 마음이 짠하다. 20년 전 나는 학교 행정실에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교장실에 있는 화분들을 환경미화 차원에서 밖으로 꺼내어 물을 주려고 하다가 나뭇가지가 그만 부러지고 말았는데, 교장선생님께서 나에게 얼마나 화를 내시던지 아마도 말 못 하는 식물이지만 아련함에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니 나 역시 미안함이 있었다. 그때는 젊은 나이라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이제는 그 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때는 그 교장선생님이 별난 사람이라고 하였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면 따뜻한 사람이라는 반전을 내게 주었던 사람 냄새나는 교장선생님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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