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수산면은 느림의 미학이 있는 슬로 시티 마을이다. 물과 산을 벗 삼아 시간도 쉬 어가는 그곳이다 빨리빨리 돌아가는 세상보다 조금 느리게 , 하지만 행복하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런 공식이 만들어진다. 느림= 행복이다 이 마을에서 운영하는 수산체험마을 관계자로부터 초대를 받아 나는 다른 일정을 땡땡이치고. 재래 약된장 체험하러 룰루랄라 1시간을 달려갔다. 가는 길에 노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노랑 비도 만나고, 가을걷이 콩대를 뽑느라 분주한 농촌 일손이 보이고, 누군가는 겨울맞이 단두리를 하느라 지붕 처마 끝에 비닐 씌우기 작업을 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자연을 품으며 가는 길! 양쪽 길옆 비탈진 언덕마다 다양한 종류의 단풍이 물들어 간다. 이런 풍광을 즐기는 자체가 나름 힐링이지! 창문을 열고 보니 청풍명월의 신선한 공기마저 시원하다. 초행길이니 네비를 믿고 부지런히 운전하여 1시 가까이에 도착한 수산면 적곡리 소재 수제 약된장 체험장에 도착했다. 산속으로 어렵게 찾아 갔더니 나지막한 기슭에 4가구 정도 가정집이 있다. 그중에 약된장을 만드시는 부부 사장님이 우리를 맞이해주신다. 일찍 도착한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들이 늦는다. 된장 항아리가 체험장 주변에 가지런히 놓여있어 사진을 한 장 담았다. 초대되신 분들이 거의 다 도착할 즈음 체험장 주인 부부와 인사를 하고는 점심때라 생배추에 된장국, 나물, 고사리 외 송편과 흑인 절미 등으로 차려진 뷔페식의 요기를 했다. 주인 사장님의 솜씨에 된장국의 색다른 맛을 느껴보았다. 된장이 다르니 집에서 먹는 것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된장이 좋아서 일까? 심심하면서도 냄새도 별로 나지 않는 담백한 맛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청국장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먼저 발효실에 들어가 구경을 하였다. 자연 발효이니 온도가 관건인가? 그야말로 발효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그다음 순서는 발효된 메주콩을 절구에 넣어 절구봉으로 찧는 과정이다. 메주콩에 안면도 곰섬 천일염을 넣는다.
그리고 인상 푸근한 주인장으로부터 시범이 있고 우리는 청국장 메주 잘 찧는 법을 전수받아 한 사람씩 체험을 해본다. 아이고 힘들어! 그렇게 하면 더 힘들어요! 방망이에 힘을 조금만 써봐요! 등등 왁자지껄 한바탕 웃음이 나온다. 남자 주인장 사장님은 혼자서 콩을 빻을 때는 체력 단련하는 마음으로 몇 개씩 입었던 웃옷을 한 장씩 한 장씩 벗어가며 하실 만큼 체력소모가 많단다. 재료도 국산만 사용하고 가마솥에서 콩을 삶아 발효실에서 그리고 숙성까지 모두 재래식 방식으로 만드는 것을 고집하기에 힘이 들어도 아직은 할만하시다고 하였다. 먹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고 건강을 지켜준다면 바로 그것이 보람이라고 해맑은 미소를 지우신다. 체험자들이 다칠까 봐 안전도 챙겨주시고 잔심부름도 도맡아 해 주시니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었다. 난 되도록 무언가 도와드리려고 했다. 겨우 한 것이라곤 점심식사 후 접시와 그릇들을 커다란 고무대야에 넣어드리는 일, 그리고 양동이에 물을 받아 가마솥에 넣어주는 일이 전부였다. 돌절구애 찧어진 청국장콩을 계랑 저울에 달아 체험자에게 3개씩 주면 동그랗게 예쁘게 만들어 2개는 체험자의 몫이고 1개는 이웃과 나눔이라는 인솔자의 안내멘트가 있었다. 만들어 기부한 청국장은 수산면 민중에 독거어르신, 장애인 등 꼭 필요한 분에게 나눌예정이라고 하니 의미가 있다. 저마다 예쁘게 만든 청국장 콘테스트가 있었다. 나름 이쁘게 만들었는데 나이 드신 아줌마들이 오셨길래 양보하는 걸로 하여 죽자살자 매달리지 않았다. 장원한 사람들에게는 작은 통의 된장 가루를 선물로 주시는 넉넉한 사장님! 그러면서 누구만 받으면 섭섭하다고 참여자 모두에게 공평하게 배분하는 센스만점 사장님!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는 모과를 하나씩 주신단다. 우리는 재래식 약된장을 만들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여사장님께서는 우리의 것이 외국 문물 등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재래식으로 우리의 전통적인 맥을 잇기 위해 힘들어도 시작하였단다. 처음에는 5말의 메주콩을 시작하여 10년이 지난 지금은 1톤의 콩을 소비하신다고 하시며 자부심이 대단하신 듯 보였다. 스스로 본인은 그러기에 고집쟁이라고 너스레를 떠신다. 한방약 재료로는 엄나무 , 황기 , 울금 등을 넣어 약된장을 만들고 다용도로 쓰이는 마법가루 된장가 가루를 만들고 있다며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찾는 분들 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자연발효로 이루어지고 각가지 약재를 넣어서도 항아리에서 자연 숙성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계신단다. 설명을 차분하게 이해가 잘 가도록 해주셨다. 또한 최소한 3년이 지난 재래 식품만 판 매 하고 있으며 5년 7년까지 숙성된 약 된장이란다. 우리의 식탁에 된장은 필수품이나 다름없다. 젊은 친구들은 소비가 많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집밥을 좋아하고 토속적인 맛을 즐기는 식습관이라면 엄마가 보글보글 끓여준 된장국이나 청국장찌개에 밥 한 그릇 뚝딱! 이 맛이 최고다. 이런 된장 문화도 점점 변화하고 있어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여기 사장님처럼 옹고집으로 우리의 것을 지켜주는 분이 있어 더더욱 감사할 뿐이다. 우리 민족은 전통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의 땅에서 자란 먹거리가 더 맛있는 법이다. 장문 화가 끊임없이 발전하는 가운데도 재래식 방법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차별화된 무엇이 있겠지? 조상의 슬기로운 지혜가 어울려 있는 우리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 건강해지려면 옛날처럼 먹는 것이 건강을 살리는 방법이다라고 이야기하듯 오늘 뜻하지 않은 약된장 체험 초대로 즐거웠다. 선물도 푸짐하게 주시고 , 점심식사로 먹는 즐거움까지 배려해준 관계자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잊혀 가는 우리의 멋이다! 우리의 것을 배워보니 마음이 너무나 흡족하다 체험비 없이 많은 것을 무료로 했으니 한편으로는 미안함 마음도 있다. 그 대신 수산체험마을과 재래 약된장을 열심히 홍보해야겠다. 여러분! 자연 속에서 자연의 재료로 정성껏 담고, 청정바람이 숙성시킨 재래 약된장 , 고추장 , 청국장, 호두 쌈장도 있다네요. 필요하시면 전화 주세요~~ 택배로 배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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