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승마를 타다가 떨어지는 사고는 돌이켜 보니 내 삶의 방향을 180도 바꾼 계기가 되었다고 지금까지는 생각하고 있다. 긍정적인 좋은 일들로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면 이것이야말로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말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아직 장담하기에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나는 내가 소원하는 대로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다. 아직은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좌충우돌하는 시기이다. 나는 지금 내가 걸어가는 희미하고 생소한 길이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싫지는 않다. 누군가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이 자연의 원리와 법칙이지만, 거꾸로 흘러가는 특별한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게 바로 홍수가 나고 범람하는 경우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나의 경우처럼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야겠다고 뜻밖의 결정을 하는 기회가 되었으니 이 또한 운명에 있는 계획표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선선한 어느 가을날! 말에서 떨어지는 계기로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때론 후회와 반성도 하였으며 그리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긍정적인 동기가 되었다고 믿는다. ( 승마체험기는 총 4부로 이어집니다)
승마체험으로 얻은 별별이야기
1. 체형교정을 하려는 마음으로 승마를 시작했는데..... 아! 낙마
2 필의 말을 가지고 있는 가까운 지인이 승마를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를 하여 나는 특별히 하는 운동이 없으니 무엇이라도 하면 좋을 것 같았다. 특히 어깨가 바르지 않은 나는 자세교정에 도움이 된다는 감언이설에 넘어가 친하게 지내는 직원과 함께 승마를 배워보기로 결심하였다. 승마를 배우는 시간은 별도로 정하지 않았고, 틈이 나는 시간에는 언제든지 배우도록 베풀어 주어 스파르타식으로 빠르게 진행하였으며 실력은 나날이 늘어갔다. 승마헬멧을 비롯 부츠, 조끼등도 구입하여 말과 한 몸이 되듯 나름 소질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가는 중이었다. 평보에 이어 경속보를 지나 구보를 막 시작했다. 구보는 이를테면 드라마에서 장수가 말을 타고 달려가는 모습처럼 역동적이다. 토요일 오후라 특별히 정해진 일정표가 없어 마장에 갔고, 말에 올라 구보로 트랙을 도는데 말이 트랙안쪽으로 달리는 바람에 나의 부츠가 트랙에 걸려 아뿔싸! 순식간에 낙마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에서 떨어지는 찰나에는 정말 여러 장면이 오버랩되는 현상이었다. 그리고는 아주 잠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같다. 누군가 와서 일어나라고 흔드는 바람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내 몸을 외관으로 확인해 보니 그 당시에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앞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끔찍하다 못해 무섭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말이 혼자 들어와 낙마사고를 예감하여 달려왔다면서 여기저기 괜찮으냐고 물어보신다. 난 별일이 없는 듯 먼지를 툭툭 털고 뚜벅뚜벅 나의 자동차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이내 정리를 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지인이 말에서 떨어져 근육이 놀랐을 것이라며 찜질방을 제안 나도 그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이어서 찜방으로 향했다.
2. 찜질방 마룻바닥에서 썰매놀이를 하듯 어쩔 수 없는 행동을 하였는데?
찜질방까지 가는 데는 별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 옷을 갈아입고 찜질방 계단을 올라 넓은 공간에 도착하여 마사지 기계에 몸을 한번 돌리고는 조금씩 통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얼마 후에는 도저히 일어나 걸어갈 수가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하였다. 찜질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빨리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함께 간 지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는 도움을 청했다. 승마를 해보라고 권유한 지인은 미안한 마음에 찜질방 매트를 가지고 와서 나보고 올라타고 있으란다. 그리고는 내려가는 입구 쪽으로 썰매를 끌듯 끌어주었다. 마침 찜질방을 오신 사람들이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는 소리 내어 웃으신다. 우리가 재미 삼아 썰매를 타고 있다고 여기시나 보다. 다 큰 어른들이 찜질방에서 사랑놀이를 하는 줄 알았으리라. 나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고. 내 성격으로는 할 수 없는 행동, 해서도 안된다는 소심함이 있는데 그 상황은 남을 의식하고 뭐고 할 겨를도 없으니 아랑곳하지 않았다.
3. 누가 보아도 계단을 내려오는 내 모습은 눈뜬장님!
욕탕을 내려오는 입구까지는 지인이 썰매를 끌어 도와주었는데 그다음부터가 산 넘고 물 건너듯 굽이 굽이 험난한 고개다. 난 단순하게 통증은 심하지만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무척 큰 착각이었다. 정말 5분에 한 발짝을 간신히 옮겨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락커장 쪽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내 모습은 계단양쪽 벽을 부여잡고 애걸 복걸하는 자세라 할 만큼 정말 눈 뜨고는 못 볼만큼 안쓰러웠는지 지나는 목욕탕 손님이 도와주고 싶단다. 하지만 내가 발걸음을 맞출 수가 없어 괜찮다고 하였는데 얼마나 후회를 했던지?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정말이지 어찌해야 하는지 정신이 없었다 위기관리능력이 없는 나 자신이었다. 하기야 고관절에 금이 갔으니 얼마나 미련하게 행동하고 조치하였는지 바보였다.
4. 통증으로 하얗게 지새웠던 그날 밤은 지금도 악몽이다.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니 찜방에서 집에까지 오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마음도 무거웠다. 그리고 토요일 너무 늦은 시간이기에 집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 병원에 가야겠다고 결정하고 침대 위에 누웠다. 왼쪽다리를 움직이 질 못할 만큼 통증이 심했다. 게다가 마침 엄마는 시내 외삼촌댁에 이모들이 서울에서 몰려온지라 집에는 안 계시니 다행이라는 마음과 앞으로 알게 돨 이 엄청난 사실에 만감이 교차하였다. 잠보라고 생각하는 나는 정말 너무 아파 잠을 청할 수가 없었고, 화장실 가는 것도 쉽지 않아서 펑펑 울었다. 왼쪽 다리 쪽은 움직여서도 안되니 갑갑증이 고조에 달했고 미칠 것 같은 심정이었다. 왜 하필이면 오늘이 토요일이지? 하면서 흘러가는 멀쩡한 요일 탓을 했다. 나 자신에게 끌어 오르는 분노였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병원에 입원했던 30일 동안의 별별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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