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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미묘한 향이요, 함부로 내 두르는 혀는 나의 몸을 찍는 도끼가 됩니다.

by 레인아로마 202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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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의 장왕은  매우 너그럽고 군자다운  왕이었습니다.  어느 날 장왕은  궁궐에서  큰 잔치를 열어 신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불이  꺼졌고 방안은   암흑 속에  휩싸였습니다.  그러자  신하 중에  누군가가  장왕의  왕비에게  다가가 살짝  입을  맞추었고,  깜짝 놀란 왕비는 엉겁결에  신하의 갓끈을  잡아떼었습니다.   " 마마,  방금  어느 신하가  저에게 무례한 짓을 하였나이다.   제가  그 신하의  갓끈을  잡아떼었으니 ,  불이  켜지면 그를 찾아 처벌하여  주옵서서."   왕비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하던 장왕은  호령했습니다.   " 잠깐 불을 켜지  말라.  만일  불이  켜진 다음  갓끈이 온전한  사람이  있으면  큰 벌을 내릴 것이니,  모든 신하들은  즉시 갓끈을  떼어버리도록 하라."   그 자리에 있던 신하들은 모두  갓끈을  떼기  시작하였고,  얼마 후  불이 켜졌을 때  왕비에게  무례를 범한  신하는  무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진나라와 전쟁을 시작한 초나라는  계속되는   패배로  함락 직전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한 장수가 많은 군사들을 이끌고 와서  진나라  군사들을 향해 거센 반격을 시작하더니,  마침내 적군을 모두  물리쳤습니다.  크게  감격한 초나라왕은  그 장수를 맞이하여  물었습니다.  " 이런 위험 속에서  목숨을 걸고   싸워  나를 구해주다니!  장군,  정말  고맙소. "   " 아니옵니다,  전하.  이 모두가  전하의  인품이 높으신 때문이옵니다.  전하께서는  2년 전  잔칫날 밤의  일을  지금도 기억하고 계시나이까?  그 잔칫날 밤에 무례를 범한 사람은 바로 소신이옵니다.  그때 전하의 너그러운 인품에  감동한 저는 전하를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맹세하였나이다.  그래서  산속에 숨어 군사를 길러오다가 ,  전하께서  위험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달려온  것입니다."   장왕은 장수의 손을 잡고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한 편의   고사에서 처럼  진심으로 남의 허물을 덮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제부터 라도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습관을  들입시다.  남의 말을 좋게 하는 버릇을 들입시다.   바른말 고운 말을 쓰는  습관을 기릅시다.  부드러운 말 한마디는  미묘한  향이요,  함부로  내 두르는 혀는 나의 몸을 찍는 도끼가 됩니다.  내가 남의 허물을 들추는데  남이라고 나의 허물을 들추지 못하겠습니까?  모든 허물은  덮고 또 덮어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남이 잘못하는 것을 보게 되면 자비심으로  참회시키고 스스로 고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어야 합니다. 진정 도의 세계에는 욕도 칭찬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도를 닦는 수행자는 칭찬도 비방도 모두 비워버려야 합니다.   무릇  있는  바,  상은 모두 허망한  것이거늘  헐뜯고  욕한다고   근심할 것이  무엇이며,  칭찬하고 치켜세워준들  기뻐할  것이  무엇입니까?  오히려  칭찬과 비방에  동요되지 않고  마음을 비울 수 있다면  능히  공문을 통과할 수 있고  공문을 통과하면  모든  중생을  보살피는  대자비의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게  됩니다.   곧 마음을 비워버린 사람의  말은  언제나 향기가 가득하여  모든 사람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주고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이는 저절로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입니다.  해인사에 계셨던 지월스님(1911~1973)도 그와 같은 분이었습니다.  
천진도인 지월스님은 남을 꾸짖거나 탓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어떤 일이 닥쳐도  기쁘고 즐겁고  편안하셨으며,  좋고 좋은 일뿐이었습니다.  행자들이  꼬들꼬들한  고두밥을 드리면,  " 아, 구슬구슬한  것이 좋습니다. "   죽밥을 드리면, "  노인들은  밥이  물성해야  먹기 좋아요."   짠 음식을 드리면 ,  " 짭짤하게  하는 것을  보니  앞으로 살림을  잘하겠습니다."   싱거운 음식을  드리면,  " 심심한 음식이  몸에 좋지요. "   뜨거우면 따뜻해서 좋고 차가우면 시원해서 좋고ᆢᆢ 지월스님 께는 모두가  좋은 것뿐이었습니다.  한 번은  1년 가까이 벽속에 넣어두었던 주장자를  꺼내었는데,  좀이 주장자를 잔뜩 갉아먹어 영 못쓰게 되었습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 이 좀놈들이  주장자를 망쳐버렸네.'라고  할터인데, 지월스님은 진심으로 말했습니다. " 좀보살이 맛있게 잡수셨네."   이러한 인격을 갖춘 지월스님이었기에,   스님이  산책길에 나서면 새들이 스님의  몸에 앉아  쉬어갔고, 스님이 누비옷을 부리로 쪼아 집을 짓는  재료로 이용하기까지 하였던 것입니다. 이 러한 경지에  이를 때까지 칭찬해도  비방에도 동요됨이  없이  열심히 닦아갑시다.  남의 허물을 들추지 않고 제 허물을 돌아보며 나아가면 공문을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부디 좌우를 돌아보지 말고,  부드러운 말을  하고  살리는  말을  하면서 한결같이 나아가십시오.  우리도  틀림없이 참사람이 될 수 있고  천진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칭찬도  비방도 무심하게  흘려보낼 수 있는 부드러운 사람이   되기를 발원하면서 야운스님의 매듭짓는  노래를  음미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하루종일 사람들의  장단점을  말하다가
밤이 되면 흐리멍덩 잠만 실컷 즐기누나
이와 같은 출가인이  신도 시주받는다면
필경에는 삼계에서 벗어나기 어려우리  
나무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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